
언제나 너의 곁에/도서출판 빛봄/빛봄 출판사
출판사: 도서출판 빛봄/빛봄출판사
작가: 히루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다. 다시 태어나 다른 놈과 맺어진다면 죽어서라도 따라가 네 곁에 머물 테니. 오만한 왕족은 지독한 집착의 끈을 묶어 죽은 자의 뒤를 따랐다. 언제나 너와 함께,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 테니.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영원히.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 찾았다아아아!!!!!’
그간 무미건조한 두 번째 삶을 살아가며 그렇게 흥분한 적이 있었던가? 전생과 똑같지는 않았지만 보자마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몇 년을 그리워하며 추억한 옅은 분홍색 눈동자. 언젠가 사진으로 보았던 핑크색 다이아몬드 같은 사랑스럽고 예쁜 나이리케의 눈동자. 기억 속의 모습과는 생긴 게 살짝 달랐지만 그녀 특유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착각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찾았어. 나이리케, 내 신부!’
고작 2차 성징이 막 시작되었을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먼 옛날의 기억처럼 그녀의 나체를 끌어안는 것을 상상했다. 그렇게 거부했으면서 결국은 당신의 씨앗을 달라 두 다리를 잡아 벌려 애원하던 나이리케. 저 분홍색 눈동자가 수치심에 물들어 그렁그렁해졌던 나이리케. 단단한 몸에 가둬진 채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숨이 넘어갈 듯이 부끄러운 탄성을 내뱉으며 다리를 버둥거리던 나이리케. 실로 그립고 멋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 녹스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가가 씰룩거리는 걸 참지 못하고 징그러울 정도로 화사하게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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